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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엄마 신고한 9세 아들, 비판 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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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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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신에게 욕설을 내뱉은 9세 아들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린 엄마가 불구속 입건되었다. 단순 가정폭력으로 보일 수 있는 사건이지만 특이한 점은 바로 폭력을 당한 9세 아들이 엄마를 직접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은 아들이 부모를 신고한 ‘하극상’에 매우 분노하였으며, 특히나 게임을 제지하는 엄마에게 아들이 욕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느꼈다. 누리꾼들은 “요즘 부모들이 자식을 오냐오냐 키우니까 애들이 개념이 사라졌다”며 아동의 행동을 비난하는 양상을 드러냈다.

언뜻 생각해 보면 부모를 직접 신고한 아이의 행동은 우리 정서나 문화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불편한 현상 속에서 자신을 때리는 엄마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절실함과, 아이 욕설의 결과물이기에 뺨을 때리는 비인격적 행동은 묵과해도 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부모는 과격한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문제행동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키우는 아이이기에 남들에게 칭찬받고 잘 자라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른에게 대들거나 욕을 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용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어떤 부모들은 빗자루 매를 들어 아이들을 흠씬 두들겨 패기도 한다. 이처럼 부모들이 ‘매 때리는 훈육방법’을 사용하는 데는 단순하면서 강력한 이유가 있다. 지금의 부모 세대들은 맞으며 자라왔기에 그들에게는 때리는 방법이 손쉬울 뿐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방법이다. 또한 아이가 맞으면 행동에 변화가 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매’ 효과는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매 효과’는 왜 없을까.

‘맷집은 커진다’는 옛말이 있듯이 맞아본 아이들은 매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 이 말은 처음부터 몽둥이를 드는 부모는 없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엉덩이를 조금 때리거나 손바닥을 때리는 수준에서 시작한 체벌이 결국 상처가 나고 멍투성이가 되는 ‘아동 학대’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또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매를 맞으면서 반성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누군가가 잘못하면 때리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배우기 때문이다.

친구나 다른 사람이 잘못하면 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되는 폭력 아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체벌을 계속하거나 특히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머리 때리기, 뺨 때리기, 발로 차기 등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성격 형성에 많은 문제를 표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이런 행동은 아동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

 

동아일보 8월 14일 오피니언 기고란

 http://news.donga.com/3/all/20130813/57009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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